철학이 필요한 시간 (2011) 읽다

* 강신주


"내가 없는데 어찌 나의 것이 있을 것인가." - 61P


"생각은 오직 기대하지 않았던 사건과 조우할 때에만 발생하는 것이다." - 83P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 낯섦, 혹은 사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나 긴장감도 가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 대가가 필요하다. 더 이상 친숙한 상태로 상대방을 만날 수 없을 것이고, 당연히 정서적 안정도 심하게 훼손될 것이다. 그렇지만 <가구>라는 시에서 도종환이 말했던 가구와 같은 관계를 벗어나려면, 이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본래 가구들끼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그저 아내는 방에 놓여 있고/나는 내 자리에서 내 그림자와 함께/육중하게 어두워지고 있을 뿐이다.'" - 86P


"선물이 주어지는 조건으로서의 이런 '망각'은 선물을 주는 쪽에서만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 선물을 받는 쪽에서도 근본적인 것이다. 특히 선물을 주는 주체에게 선물은 되갚아지거나 혹은 기억에 남겨지거나, 아니면 희생의 기호, 다시 말해 상징적인 것 일반으로 남아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상징은 즉시 우리를 또 다른 상환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선물은 주는 쪽에게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측면 모두에서 선물로 드러나지도, 선물로 의미되지도 않아야만 한다. <주어진 시간>" - 166P


"아니 정확히 말해 온몸으로 겪어야만 했던 현실 세계는 사라지고 시각적으로 특화된 이미지의 세계만 남게 된 것이다. 기 드보르가 스펙터클 사회에서는 '특권적인 인간 감각을 당연히 시각에서 찾는데, 다른 시대에 그 특권적 인간 감각은 촉각이었다'고 말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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