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2007) 읽다


* 공지영


"엄마와 함께 살 때 엄마를 보내는 연습을 하지 않았던 것을 아빠는 오래도록 후회한 거 같았다."   - 7P



"문득, 아빠가 왜 엄마를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참 이상했다. 아빠와 함께 있을 때는 엄마가 왜 아빠와의 삶을 그렇게 못 견뎌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분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엄마는 바람 같았다. 자기가 불고 싶은 대로 불어가는 바람. 잡으려고 하면 어느새 휘익 산 위로 올라가 깔깔거리며 웃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 조금 열린 창문 앞으로 다가와 살랑거리며 머리칼을 나부끼게 하다가 어느 순간 비가 되고 천둥이 되어 내리는 바람……. 그걸 아빠는 '제멋대로'라고 표현했떤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46P



"나는 그제야 내가 늘 말없는 아빠에게서 무언의 언어를 번역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달간의 격리는, 단순히 지리적인 격리만이 아니었나 보다. 새삼 시간과 공간의 위력이 실감났다."   - 102P



"그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안이한 선택을 하게 되었단다. 그건 그냥 나를 희생하고 말기로 한거지. 소설 같은 거 없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도 없을 테니까.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 이후의 결혼과 이혼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누군가 아프거나 불구가 되지 않는 한, 가족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행복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나 한 것인지 말이다."   -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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